티스토리 툴바


Playing2009/01/22 19:21
열두 살때부터 시를 썼다.
무엇이든 다른 것을 할 수가 없을 때면.

시는 무력감에서 탄생한다.
그러므로 시의 힘은 무력감에서 나온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일과 정 반대의 위치에 놓이는 것이 시를 쓰는 일이다.

모터사이클을 모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접하는 주변의 모든 사실과 빠른 속도로 타협한다.
몸과 기계는 나아갈 길을 찾는 눈을 따른다. 냉정함을 잃지 않은 채.
자유롭다는 우리의 느낌은 결정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극히 짧다는 사실에서 온다.
그리고 어떤 저항이나 지연이 있게 되면 우리는 이를 비스듬히 비껴 가는 반동의 계기로 이용한다.
모터 사이클을 몰 때, 삶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면 거기에 있는 것 이외에 어느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시는 사실 앞에서 무력하다. 무력하지만 인내력을 잃은 채 무력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시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시는 결과에 어울리는 이름을 찾지 결정에 어울리는 이름을 찾지 않는다.

- 존 버거. [길 안내] 중에서...

작년 초 언젠가 내가 결정한 길이 단거리에서 중장거리 종목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 빠른 속도에서 오는 물리적 저항과 혼돈에 흠뻑 취해있다가
어느덧 조용해져 주위를 둘러보니 코스 중간 20Km 즈음,..
이런 저런 생각의 파도와 차오르는 숨이 온몸을 뒤덮는다.
선두그룹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서 혼자 달리다 보면
결정할 그 무엇도 나타나지 않아 막막해하지만
사실 물을 마셔야 할지 잠시 쉬어야 할지 속도를 내야할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채 쉽게 무기력해진다.
그런데 무엇이든 더 해나갈 수가 없다 느낄때쯤
신기하게 길 안내가 나타난다.
그게 내 환영과 외부 상황이 묘하게 맞물려 만들어내는 신기루인지
사실인지 모르겠다.
아마 신기루겠지...

 




Posted by budleyoo
촛불2009/01/21 03:54
연초에 심한 감기를 앓은뒤 잇몸과 어금니가 시큰한 통증이 있어 치과엘 다녀왔다.
치료의 통증보단 사실 돈이 얼마가 나올지가 더 걱정이었다.
이럴때 믿고 마음편히 찾을수 있는 병원이 있다는건 정말 큰 위안이 된다.

다행히 감기후 증후근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대신 스케일링이나 하자고 한다.
스케일링 한지도 3년 지났고, 이제 담배 끊은지도 1년이 되어가니
흔쾌히 입을 쫙 벌리고 누웠다.

잇몸에 고이는 피와 침을 꼴깍 꼴깍 삼키며 잠시 고통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집을 나서기 전 너무 고통스러운 뉴스를 봤기 때문일까....
용산 국제빌딩 철거 현장에서 불길의 고통을 피해 꼭대기층에서
뛰어 내리는 철거민 동영상이 계속 머리에 아른거렸다.
창끝에 대롱대롱 매달린채로 한참을 버티다가 푸대자루처럼 뚝 떨어지던....
아..저 밑에 늘어선 경찰들...특공대...철거전문 용역 깡패들...그것도 수백명이 넘는....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살아가는 저사람들은  저기서 뭘하고 있는거지..

아, 참....좋지 않은 감정이입이다...

아뭏튼 스케일링은 예상보다 큰 고통없이 금새 끝이 났고,
나는 너무 다행스럽고 한편으로는 너무 착잡한 뒤엉켜버린 기분에
향이라도 피워야 할것 같아 용산 광장으로 향했다.
그래야 치과치료뒤에 후련해진 마음처럼 내 맘도 다소 짐을 덜수 있을거 같았다.

2백명 될까말까 한 철거민들, 노동자들, 시민들이 국제빌딩 앞에 모여있었고,
난 바로 길 건너편에서 일하는 친구 대웅이를 불러내 바로 앞 임시로 만들어진 분향소에 줄을 서 헌화를 하고 향을 피워 꽂았다.

분노에 가득찬 이들이 마이크를 잡고 '김석기,오세훈,이명박이 살인자' 라며 울부짖었다.
그렇게 서울역까지 행진을 하려고 했고 살수차가 그 인파앞으로 신속히 이동해 물을 뿌려댔다.
경찰 방송녀가 '준법'어쩌구 떠들기 시작한지 10분도 안지났을거다.
아...정말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경찰 방송차량이 그렇게 강조하는 '법과 질서'는 1%를 위해 존재하고
벼랑끝에서 화염병을 든 철거민들을 위해선 컨테이너와 물대포, 특공대, 용역깡패가 존재한다.

슬그머니 행렬 뒤로 빠져나와 용산역으로 향했다.
집창촌 바로 옆에 용산 경찰서는 정말 분주해보였다.

'국가와 경찰이란게 결국 이런건가.'
국민을 보호하고 법과 질서를 수호한답시고
고작 40여명이 생존의 벼랑끝에서 농성하는 곳에
군 대대급 병력과 트로이목마 컨테이너, 용역깡패들을 투입하나?

이노무 정권의 개발 ,경제성장 구호 아랜 도대체 인간도 없고 죄의식도 없나?
진정 싸이코패스들의 집단인가?
그들이 주말마다 무릎꿇고 앉아 면죄부를 받기위해 기도올리는 신은 대체 누구인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속은 침과 피와 눈물로 가득 얼룩이 져버렸다. 






 



Posted by budleyoo
Playing2009/01/06 00:29
종합감기로 하루종일 누워있다.
아무래도 1월1일 종각 타종식에 나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게 화근이었던것 같아.
목부터 붓기 시작해, 코, 머리, 온몸의 뼈마디로 감기 기운이 침투해온다.

뭐 작년 한해 아픈곳 없이 감기 한번 안걸리고 무사히 넘어갔으니 이번 감기는 2009년의
액땜이라 생각해두련다.

하루종일 누워있기 힘들어 MP3에 아직 듣지 못한 신보들을 넣어서
눈만 빼꼼히 내놓고 중무장을 한채 산책을 다녀왔다.

Hot chip 신보는 정말 산책하면서 듣기엔 좀 어렵다.
막 걷다가 스텝이 꼬이고...눈알이 빙빙~
감기때문인가..아뭏튼.

그런데 새해초부터 이노무 MB악법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겨...
면면을 자세히 뜯어보고 있자니 이 인간들 기가차서 말이 안나온다.
당신들은 뭘해도 너무 밉고~


Posted by budleyoo